란조네스에(LANSONES) 얽힌 전설
옛날옛날 라구나 지역의 한 마을에는 둥근 과일이 열리는 나무가 아주 많았다. 그 과일은 맛있어 보이지만 독이 있다고 알려져 누구도 나무 가까이 가거나 열매를 먹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한 여행자가 마을에 나타났다. 여행중이던 그는 그 나무 밑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 갑자기 배고픔을 느꼈고, 나무에 열린 탐스러운 열매를 무심코 따먹었다.
마침 멀리서 열매를 먹으려는 나그네를 발견한 마을사람이 그를 멈추기 위해 달려왔지만 이미 열매를 입에 넣은 여행자는 입에 거품을 내뿜으며 몸이 굳어 버렸다. 이 사건 때문에 사람들은 더욱더 나무를 두려워하게 되었다.
다시 세월이 많이 흐른 뒤 마을에 심한 가뭄이 들었다. 모든 식물이 말라죽었고, 사람들은 굶주렸다. 오직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나무에만 열매가 가득 매달려 있었다. 마을사람들은 가뭄이 끝나기를 진심을 기도했다.
그러던 어느날 신비한 소녀가 마을에 나타났다. 그 소녀는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먹을 것을 나눠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도 굶주리고 있었기에 대부분 그 소녀를 외면했다. 그런데 한 어린이가 그녀에게 음식을 주었다. 어린아이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마지막 음식이었지만, 배고픈 소녀를 위해 선의를 베풀었다.
소녀는 환하게 웃고, 어린 소년이 준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이후 소녀는 “왜 저 나무의 많은 열매들을 먹지 않는 거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어린이는 “이 열매는 독이 있어서 먹을 수가 없어요.”라고 대답했다.
이윽고 소녀는 환하게 웃더니, 나무 열매를 따서 껍질을 쥐어 짜내어 열매 속 하얀 과육을 입에 넣었다.
어린아이는 깜짝 놀랐지만, 과육을 먹은 소녀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어 소녀는 아이에게 껍질 속 과육을 건넸다.
아이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과육을 입에 넣었다. 그것은 너무도 달고 맛있었다. 아이는 너무 행복한 나머지 울면서 마을로 뛰어가 이웃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다. 마을 사람들은 아이를 따라 과일을 먹었다. 달콤하고 맛있는 그 과일 덕분에 마을사람들은 굶주림을 벗어날 수 있었다.
이들은 마을을 다녀간 신비한 소녀가 마법의 힘으로 나무 열매의 독을 없애주었다고 믿었다. 이 과일이 바로 란조네스였다.
지금이 제철인 란조네스는
란조네스는 필리핀 전역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국민 과일이다. 란조네스는 두 번 수확되는데 매년 3~4월, 10~11월이 그 시즌이다.
제철 수확량이 많고 가격이 저렴해서 란조네스 철에는 거리 곳곳에서 란조네스를 파는 노점상을 볼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란조네스를 까먹으며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쉽게 만날 수 있다.
란조네스는 수분과 당분 그리고 약간의 단백질과 탄수화물, 풍부한 섬유질을 함유하고 있다. 또한 란조네스를 복용하면 충혈된 눈을 가라앉히는데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란조네스 열매의 껍질은 말라리아, 이질, 심지어 모기 퇴치제를 만드는 약재로 활용되기도 한다.
란조네스 먹는 법. 란조네스 껍질에는 끈끈한 진액이 있어 손에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는다. 꼭지가 떨어진 쪽을 엄지와 검지손가락으로 꾹 누르면 껍질이 벌어지는데 그 사이를 벌려 쪼개진 과육을 꺼내먹으면 된다. 란조네스를 먹을 또 주의해야 할 다른 한가지는 과육 속에 종종 박혀있는 씨를 씹지 않도록 조심할 것.
과육은 달콤하지만, 란조네스 씨를 씹는 순간 어마어마한 쓴맛을 경험하게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