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12월은 필리핀에 살고 있는 한인 이외의 필리핀인을 고용하고 있는 많은 외국인들에게 힘든 마지막 달이 되곤 합니다.
선진국과 같은 정직원에 대한 퇴직금이나 상여금이나 각종 사회적인 국가적인 복지시설이 미흡한 나라이기에 선진국과 같이 높은 인건비의 부담이나 고용한 직원에 대한 복지제도나 보험등의 부담 등은 없지만 그래도 이 나라에서 사업이나 장사를 하면서 국민성의 차이와 문화적인 차이, 그리고 관습의 차이 등으로 필리핀에서 맞이하는 크리스마스와 신년이 있는 12월과 1월은 아쉬움과 새로운 각오로 새해를 맞이하기는커녕 돌아오지 않는 직원들과 갑자기 빵꾸난 인력난에 허덕이며 인력 아닌 놀력(노는 인력)亂에 시달리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12월 15일 월급날까지는 근면성실하게 일하다가 25일 이전에 지급되는 13먼스를 받고 그만두거나 잠적해 버리기 일쑤인, 아니 일찌감치 고향으로 내려가 버리는 직원이나 헬퍼, 언제 돌아온다는 기약없이 정말 그만둔건가? 아니면 신년휴가 지나고 다시 돌아올건가? 하는 기대 속에서 새로운 사람은 뽑지도 못하고, 또 시기상 뽑히지도 않고 일할 사람은 없고 일시적으로 구할 일력도 없는 책임감 부재와 놀자판의 끝판왕으로 고용주들의 심적, 경제적, 감정상의 고난을 최대치로 경험하는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그 위에 12월달엔 휴일도 많고 국경일도 많고 보너스에, 크리스마스 선물에, 파티에, 나가는 지출대비 일하는 근무일수도 적고 그 위에 마음들이 뿡 떠서 일에도 집중하지 못하는 정말 고용주로써는 눈물나는 달이기 때문입니다.
책임감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가족 중심주의인 필리핀 사람들에겐 일은 나를 개발하고 나의 능력을 발휘하며 나의 삶과 질을 높이는 수단이 아닌 단순히 월급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면이 강하기에 13먼스가 지급되는 크리스마스 시즌이야말로 쇼핑하고 가족들이나 친척들과 파티하고 즐겁게 놀고 마시고 즐기며 지내는 최대의 명절인지라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 일지도 모릅니다.
그 위에 7,000여개가 넘는 섬으로 구성되어 있는 필리핀이란 섬의 특성으로 모처럼 고향에 내려가도 폭풍이 쳐서, 태풍이 와서, 파도가 높아서, 툭하면 배가 취소되고 안뜨는 경우가 태반이라서 변명거리도 많고 변명하기도 좋고, 이혼은 허락되지 않지만 모계중심사회답게 아빠가 다른 아이들이 많은지라 스텝파더 (양아버지)도 자주 돌아가시고 그 분들의 할아버지 할머니도 자주 돌아가셔서 장례식장에 참석할 기회가 아~주 많은 바쁜 나라인 필리핀 사람들입니다.
순진하고(순수하지는 않은 것 같음) 아이 같은 심성을 가지고 있기에 책임감 없고, 놀기 좋아하고, 충동적이고, 감정적이며, 멀리보질 못하는 낙천적인 이곳 사람들과 어르고 달래고 부대끼며 속상하고 서운하며 화도 나는 마음으로 더불어 일하시는 한국분들!
부디 아이들을 데리고 일한다는 너그러운 마음가짐으로 일하시길 바랍니다. 내 자식에게 일 시킨다는 심정으로 일하시면 그들의 그런 행동들이 어느 정도는 이해되고 스트레스도 덜 받으실 겁니다. 이 나라에 사는 이상 우리들은 이 나라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도록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들의 마음과 정신을 보호하는 길이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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