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3년전인 1997년 11월 21일날 시작된 한국의 IMF 시절의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당시의 저희 부부는 결혼한지 1년밖에 안된 신혼부부로 8개월간 일본에서 거주하며 유학자금 조달 후 호주로 유학을 가 있던 시기였습니다.
서로 일하여 학비며 생활비를 벌어 그 와중에서도 어려운 시댁 부모님께 돈을 보내드리던 시기였습니다.
남편은 이란인이 주인인 선물가게에, 저는 일본인이 주인인 인형가게에서 근무했었지요.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근처는 아니지만 피쉬마켓이 있는 바닷가 근처에 위치한 쇼핑센타인지라 일본과 한국, 그리고 미국, 유럽의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당시 아무리 해외여행이 자율화된지 10년이 넘은 시기라 해도 시드니는 돈있는 사람이나 여유있는 신혼부부들이 신혼여행지로 올수있는 고가의 여행상품의 관광지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돈을 잘 쓰지 않는 유럽과 미국인 빼고 일본과 한국인들은 여행사와 면세점, 그리고 선물가게의 가장 큰 고객이었습니다. 그때는 홍콩인 이외의 중국인들은 코빼기도 보지 못하는 시기였지요.
특히 신혼부부로 신혼여행중에, 폐백값도 두둑히 받았겠다 양가 식구들에게 선물을 사야하는 구매력이 충만한 신혼부부와 여유있게 부부동반으로 호주에 놀러오신 60대의 돈많고 건강하신 어르신들의 자녀와 손주들에 대한 선물구매로 어머어마한 매상이 발생되므로
시드니 한인들 사이에도 선물가게나 여행업쪽의 신흥부자가 탄생할 정도였으니까요.
세부에서도 한창때 선물가게나 여행업쪽으로 돈을 많이 버신 분이 계십니다.
그런데 23년전 세계적인 관광지 호주라면 관광객의 씀씀이나 벌이가 말 다했죠. 남편 친구가 근무하던 선물가게의 한국교민도 그러했습니다. 오페라 하우스 근처에 위치한 몇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빌려 선물가게로 운영중, 장사가 너무나도 잘되어 2호점 3호점을 오픈해서 돈을 매일매일 포대째 긁어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IMF가 터져서 1달라대비 천원하던 환율이 2천원까지 올라가면서 한국에서 오던 손님들이 갑자기 씨가 마르더군요.
2달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커다란 선물가게와 그 많던 여행사들이 문을 닫기까지 말입니다.
그때 저희부부가 깊게 깊게 깨달은 사실은 어느나라에 가서 살던지 그 나라에서 정착하려면 한국인에게만 의존하면 안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느정도의 비율은 괜찮겠지만 100% 한국에만 의존하면 이처럼 한국내에 어떠한 사항이 발생되었을때, 외국에 사는 교포들은 손벌릴곳도 돈빌릴곳도 도움받을데도 없는 이방인이기에 더 비참한 상황에 빠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세부에 와서 살면서도 이나라에 현지화 하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그렇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가까운 시일 내 아무래도 한국에 대한 필리핀 정부의 입출국 금지조치가 내려질것 같아서 입니다.
호주에서 IMF사태를 겪어본 저희 부부는 그런 사태가 교민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체험했기에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사태로 인해 임신7개월이었던 저는 한국으로, 남편은 저를 보내고 친구집으로 전전하며 힘들게 고생하다가 한국으로 귀국했었거든요.
그래서 한편으로는 너무 준비성(?)없이 안일하게(?) 생각하시는 지인이나 주변분들을 보면 걱정이 됩니다.
겁을 주려는것이 아닙니다.
그나마 IMF나 사스, 메르츠, 보홀지진, 레이떼 태풍 같이 굵직굵직한 사태마다 교민 경제가 어려웠지만 한국에 대한 입국조치까지는 취해지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필리핀에서 이런조치가 취해진다면 한국에서 공급받던 경제적 기반의 그 모든것이 한시적이지만 몇달간 끊어지는 고통의 기간이 될것입니다.
그러니 이번기회로 자신의 사업체나 주변을 돌아보며 최대한의 지출은 막으시고 줄이시며 장기화될지도 모를 이번 사태에 대비하시길 바랍니다.
이런일을 계기로 나의 재정상태도 다시 확인하시고 정리하시고 점검하시고 이나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구상하시며 새로운 쉼과 생각과 발상의 전환점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세부교민들이 서로 도우며 이 어려운 상황을 지혜롭게 이겨나가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한국의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한국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의 침체가 장기화될 전망이니 이 기회에 가계경제나 사업체도 재정비하여 최대한의 지출을 줄이시며 준비하시기 바라는 취지에서 이번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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