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테이블에 내어가는 첫 접시의 삼겹살과 마지막 접시의 삼겹살은 항상 같은 퀄리티이어야 한다!"
보통 모르는 사람이 보면 다소 재미난(?) 이 캐치플레이즈는 돼지방 한주석 사장의 신념이자, 고집이다.
세부에서는 드물게 한국식 솥뚜껑에 생삼겹살을 취급하는 돼지방은 1인분 분량의 삼겹살도 판매하고 있지만, 주로 어학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번 갖는 외출에 맞춰 찾아와 실컷 단백질을 섭취하는 공간으로 더욱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무제한 삼겹살'을 찾는 고객들이 주를 이룬다.
간혹 무제한 삼겹살을 주메뉴로 취급하는 한식당들이 첫 접시의 삼겹살은 좋은 품질의 것을 쓰고, 오더가 계속 들어올수록 '구렁이 담 넘듯' 질이 떨어지는 고기를 제공해 핀잔을 사는 경우가 왕왕 있어왔다. 고객이 누구인가? 직접 음식을 잘 만들어 낼지는 모른다 해도 내 입안에 들어오는 고기 한 점의 품질과 맛에는 여느 음식 전문가만큼 민감하지 않은가?
"솥뚜껑에 삼겹살을 구우면 아시다시피 기름이 쫙 빠집니다. 까닭에 얇게 저민 삼겹살은 기름이 빠지고 나면 먹을 게 없어요. 그러니 두툼하게 썰은 삼겹살을 낼 수 밖에 없죠. 생삼겹을 쓰는 건 우리가 처음 장사를 시작했을 때부터 생삼겹만 썼습니다. 내가 손님을 모시고와 고기를 먹어도 먹던 생삼겹만 찾게 되니까... 맛이 다르잖아요. (웃음)"
질 좋은 음식을 선호하는 한사장의 취향과 '우리집 오는 사람은 누구든 배부르게 먹고 가야한다'는 안주인의 의지가 만나 돼지방은 단골 손님 사이에서는 '맛있는 음식이 푸짐한 곳'으로 정평이 나있다.
2년 전 탈람반의 매장을 지금위 위치(라훅 고가 아래쪽 마볼로 초입)로 옮기고 나서는 한동안 한국 손님들의 발길이 뜸하기도 했다. "현지 손님들이 많이 오길레 식당을 이전해 놓고 간판을 영어로 하니까 교민들 사이에서는 '돼지방 문닫았다'란 소문도 나오더라고요. 지금도 건재하게 잘하고 있습니다. 교민 여러분 솥뚜껑 생삼겹 드시러 오이오" 한사장이 시원한 부산사투리로 인사를 전했다.
생삼겹과 함께 닭갈비는 돼지방의 주력 메뉴다. 그런데 최근 치맥의 열풍과 함께 돼지방의 안주인이 직접 개발한 '간장치킨'은 돼지방의 떠오르는 다크호스다.
바삭하고 담백하게 튀긴 후라이드 치킨에 서비스 닭똥집 취김(매장에서는 서비스되지만, 배달시에는 빠질 수 있다)까지 곁들여 특제 매콤달콤 짭쪼름한 간장소스에 무쳐낸 돼지방 간장 치킨. 치킨 애호가라면 분명 한번쯤 맛보아야 할 세부의 별미라 자신있게 추천한다. 간장치킨은 마볼로, 바닐라드 지역만 배달이 가능하다.
■ 돼지방 : 0917-696-0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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