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호 태권도가 세부에 왔다

한국의 국기(國技) 태권도를 배우며 "호랑이의 용맹함을 익히자"

얼마 전 본지에서는 태권도를 통해 자폐를 이겨낸 미국 소년에 대한 기사를 다룬 적이 있다. 3살 때 자폐 판정을 받은 이선 파인슈라이버(11세) 군은 늘 혼자만의 사고 속에 격리되어 외톨이로 지내왔다. 그런 아들이 안타까워 엄마는 지난 2013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선을 동네의 태권도장에 데려갔다고. 놀랍게도 학원에서 배운 태권도의 품새를 스스로 익히려 노력하는 적극적인 모습과 함께 이선은 점차 자폐의 터널에서 빠져나왔다. 올해 미국 아칸소 주에서 열린 ATA월드챔피언십 대회에서 소년부 우승을 차지한 이선 파인슈라이버의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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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에도 태권도에 관한 반가운 소식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22일 A.S 포츄나에 위치한 베네딕토 대학 2층에 태권도장 '왕호태권도'가 개관했다.

50평 규모의 너른 도장 안은 교육생들의 안전을 위해 꼼꼼히 안전매트를 설치하고, 한쪽 벽면은 스스로의 자세를 살펴보고 교정할 수 있는 통 거울을 설치해, 쾌적하고 넓으며 안전해보였다. 한편으로는 태권도와 함께 생활체육을 익힐 수 있는 줄넘기, 미니 축구골대, 림보 등 다양한 놀이 체육시설도 갖춰있고, 체육관 내에 남녀 탈의실도 구분되어 마련되었다.

세부의 더운 날씨 때문에 대낮에 마음껏 뛰어놀기 어려운 초등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왕호태권도의 도장은 매력적인 놀이터이자 운동장이 될 것이다.

"왕호태권도로 명명한 것은 호랑이의 왕과 같은 용맹함과 당당함, 그리고 약자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을 태권도 교육을 통해 익히자는 뜻을 담았습니다. 왕호태권도에서 함께 태권도를 배우고 단련해 호랑이와 같은 기품을 가진 멋진 한국인이 세부에 많아지길 바라서요. (웃음)"

왕호태권도의 김태균 관장의 말이다.

김태균 관장은 조선대학교 태권도학과를 졸업한 태권도 공인 4단의 유단자로, 4년 동안 사범으로 태권도를 가르쳐왔따. 또한 합기도 2단, 유도 1단의 유단자이고, 수영 역시 전문강사로 3년간 학생드을 가르쳐 왔고, 인명구조 자격증과 응급처치 자격증도 갖추고 있는 전문 체육인이자 체육지도자다.

"태권도의 기본은 예의를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의 부모님들이 자녀가 유치원, 초등생일 때 태권도를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취미교육으로 생각하십니다. 아이들에게 태권도 도장에서는 태권도의 품새보다 충과 효, 그리고 예의범절을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이곳이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이국이지만, 저는 한국과 같은 태권도 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몸의 단련과 함께 마음을 단련한 아이들은 태권도를 배우면 자존감을 높일 수 있고 스스로를 절제 할 수 있습니다. 또 단체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숫기가 없어 말을 잘하지 못하던 친구들도 태권도를 배우면서 자신감을 키우게 되더라고요. 태권도를 할 때 또래들과 어울려서 기합 소리도 내고 사람들 앞에서 시범도 보이면서 자신감을 키우는 거죠. 반면 에너지가 너무 넘치는 아이들도 태권도를 통해 올바르게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면서 의젓한 아이로 성장하게 되고는 합니다. 이런 모습들이 태권도 사범으로서의 가장 큰 보람들이죠."

그렇다고 태권도를 단지 아이들을 위한 무예로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성인들 사이에서도 태권도 강습이 힐링을 위한 취미생활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품새를 익히고 절제된 동장과 기합을 통해 몸과 마음의 스트레스를 풀어낼 수 있어,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지역 '실버태권도단'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태권도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익힐 수 있는 한국의 국기(國技)입니다. 세부의 우리 교민들은 물론, 현지인들에게 진짜 한국에서 온 본토 태권도의 용맹과 절제, 멋과 조화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오셔서 함께 태권도를 배우고 즐기며 용맹한 한국 태권도, 왕호태권도의 태권단이 되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호탕한 김태균 관장의 태권도 예찬을 들으며 '이참에 태권도를 배워볼까?' 진지하게 고민이 되었다.


■ 왕호태권도 : 0917-779-9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