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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탄 맛집 목록에 ‘김떡순’을 추가하라는 식도락 지인의 제보에 얼른 ‘김떡순’을 찾아가 보았다.
깔끔하게 새로 지어진 CP빌딩 2층. 아기자기 귀여운 느낌의 ‘김떡순’ 간판이 눈에 쏙 들어왔다.
혹 ‘김떡순’을 여자 이름으로 오해할까,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이 이름의 유래는 대략 10년 전 종로 분식가 혁명으로 불렸던 ‘김밥 떡볶이 순대’의 앞 글자를 딴 3000원짜리 세트 메뉴에서 시작됐다. 분식을 이르는 ‘대표 명사’라 하겠다. 김떡순은 즉 ‘우리는 분식점입니다’를 확실하게 어필하는 이름 되겠다.
분식점을 확실하게 어필한 상호에 어울리게 인테리어도 ‘분식점’다웠다. 오렌지를 주조색으로 삼아 미각을 자극하고 아기자기한 소품을 배치에 당장 한쪽에 서서 아이들 돌 사진 촬영을 해도 될 정도로 세련되고 깔끔한 ‘분식점’ 인테리어가 돋보였다.
자, 그렇다면 메뉴판을 펼쳐보자. 제목도 좋고 인테리어도 좋은데 음식맛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랴?
메뉴를 대략 살펴보니 분식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본 메뉴는 다 갖췄더라. 그런데 특이한 타이틀 몇 개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마약 김밥’. 이럴 수가! 김밥에 마약을 넣어 판단 말인가? 놀라지 말자.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던 ‘끊을 수 없는 맛의 유혹, 마약 김밥’이 김떡순 메뉴에 올라 있는 것 뿐이다. 그렇다면 그 맛은 어떠한가? 보통 꼬마김밥과 겉모양상 특이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함께 나온 소스를 찍어 먹어보니, 정말 ‘끊을 수 없는 맛의 유혹’이 있더라는.
맛본 김에 꼬마김밥 여러 종류도 함께 트라이해 보았다. 아이들이 도전하기는 어려울 듯 하나, 매운 맛에 강하다면 땡초 김밥도 권하고 싶다. 알싸하게 매운 맛이, 코를 찡하게 강타하는 그맛이 자꾸 땡길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멸치, 진미 김밥도 추천이다. 만5세 미만 어린이의 작은 입에도 쏙 들어가는 꼬마김밥도 아이와 함께 분식점을 찾은 가족단위 손님에게 적당한 메뉴다.
상호에서 강조했던 김밥, 떡볶이, 순대, 맛 좋았다. 특히 얼큰하니 매운 떡볶이 맛은 다시 생각해도 군침이 돈다.
여기에 볶음밥이라던가, 돈가스라던가, 라면이라던가. 익숙한 메뉴 속에 또 하나 눈에 쏙 들어오는 게 있었다. 바로 ‘이유식’. 분식점에 죽이 있다!
“얼마 전에 손녀딸을 봤어요. 매장 준비하는 중에 태어난 손녀딸을 위해 이유식을 준비하는데, 비슷한 때 아기를 낳은 아기엄마가 조금 살 수 없겠냐 묻더라고요. 그래서 손녀딸에게 주듯 이유식도 메뉴에 넣어 놓으면 일하느라 바쁜 아기 엄마나, 이유식 만들기가 서툰 아기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겠다 싶었어요. 할머니가 자기 손녀딸 먹이는 이유식 만들듯 만드니까, 재료 안 아끼지. 같은 정성으로 만들지 하니까, 먹어본 사람들은 다 그러더라고요. 지대로입니다. 술 많이 마시고 속 불편할 때도 와서 먹을만 해요. 간을 조금만 해서 으면 속이 편안해질 거예요.”
부엌을 담당하고 있는 주방장은 김떡순 대표의 모친되시는 분으로, 이렇게 친절한 설명까지 덧붙여 주셨다.
한국도 그렇지만, 세부에서 가정식으로 가족들 먹이는 마음으로 요리했다는 할머니 요리사님의 말씀에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며, 맛에 대한 무궁한 신뢰가 샘솟더라는.
어느 식당에 가나 “저희 집은 조미료 안 써요.” 하지만, 이 집이야 말로 어떻게 조미료를 함부로 쓰겠는가. 아들, 며느리, 손녀가 수시로 들락거리며 이 식당 음식으로 식사를 하는데 말이다.
그런 고로 인근 임페리얼과 블루워터 등에 숙박하는 가족 단위 손님이 제법 많았다. 이날 가게를 찾은 손님은 ‘아이들과 함께 부담없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며 ‘한국에 돌아가는 날마다 들릴 생각’이라고 말해 김떡순 부엌 총괄 책임 주방장, 대표님 모친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막탄에 들린다면, 한번 찾아보길. 할머니 손맛을 볼 수 있다.
■ 위치 : 막탄 임페이얼 앞 CP빌딩 2층
■ 문의 : 0917-711-1141(한국인 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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