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만두를 좋아합니다. 이상하게 만두는 먹어도 질리지가 않더라구요. 저한테는... 그래서 한 끼니나 두 끼는 만두로 해결을 하곤 하죠."
여러 여행사들을 다니다보니, 자주 얼굴을 마주치게 되는 초로의 신사가 있었다. 나중에 식사를 함께 할 기회가 있었는데, 좋아하는 음식을 이야기하던 중 그의 말이다. 한국 기업의 주재원으로 세부에 파견 근무 중인 까닭에 본의 아니게 자취(?) 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스스로 만들어 먹는 식사를 주로 '만두'로 즐긴다고 했다. 점잖은 풍채의 그가 혼자(가사도우미도 없이 지낸다고 했다) 만두를 굽고 있는 모습을 연상하며 잠시 웃었던 기억이 난다.
강남떡볶이의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찐만두 한 알을 입에 넣자마자, '우와~ 맛있다!'는 감탄과 함께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세부에 맛있는 만두집 생겼다고 알려드려야겠다!"
강남떡볶이는 J CENTER MALL 상부 1층에 자리잡고 있는 아기자기한 한국형 분식점이다. 오며가며 떡볶이, 김밥, 어묵등을 한국처럼 맛볼 수 있어 참새 방앗간 지나듯 J몰에 가면 들르곤 했었는데 최근 몇 개월 문이 닫혀있어 아쉽게 여기고 있었다. "3개월간 한국에 다녀왔습니다. 만두를 배우느라고요. 원래 지인이기도 하셨던 분이 한국에서 내노라는 만두집을 운영하고 계세요. 만두가게가 아니라 만두 기업이구나! 특별히 만두속을 배합하는 노하우를 전수해주셔서 100일간 제대로 된 만두를 배울 수 있었어요."
이제는 눈감고도 만두피를 밀고 만두를 빚어낼 수 있을 정도라며 환하게 웃는 강남떡볶이 줄리 사장의 말이다.
고기만두와 김치만두를 시키자 우리에게 익숙한 스테인레스 찜기에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찐만다구 맛깔스러운 자태를 자랑한다. 한입 베어무니 얇고 쫀쫀한 만두피 속 촉촉하고 고소하며 짭쪼름한 속살이 입안 가득 퍼진다.
신포우리만두나 명인만두 류의 앏은 피와 그리 크지 않은 한 입 크기의 찜만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먹어보길 강력하게 추천한다. 너무 익숙하고 익숙해서 더 그리웠던 한국식 찐만두를 깊은 맛 그대로 재현했다.
속이 알차게 맛있는 만두와 곁들여 푹 고은 사골국물을 베이스로 한 떡만두국은 부드러우면서도 순하고 고급스러운 맛을 선보인다. 또다른 만두 베이스의 추천메뉴는 만제비! 사골국물에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를 섞어 터트려 끓이면서 만두피 반죽을 얇게 수제비로 떠넣은 만제비는 알큰하면서도 깊은 국물맛을 느낄 수 있어 밥에 곁들이면 해장용 음식으로 딱이다. 직접 빚어 쪄낸 한국 찐만두 지금 강남떡볶이에서 만날 수 있다.
■ 강남떡볶이 : 0906-024-1860 / J Center Mall 상부 1층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