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소문도 많은 '강제출국' 혹은 '추방', '블랙리스트 등재'
막탄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〇〇〇씨가 한국을 다녀오다, 세부 입국장에서 이민국에 걸렸다. 2년 가까이 관광비자 연장 스템프가 찍힌 여권이 문제가 되었다. 세부에 왜 왔냐는 조사를 받다가 그만 휴대폰 속에 업무와 연계된 사진들이 발각되면서 관광비자에 적합하지 않게 비즈니스를 영위한 것으로 판명되어 바로 입국거부와 함께 강제출국 당했다. 게다가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아예 필리핀 입국도 불가능하게 되었다.
올 초부터 이런류의 이야기는 지인들 간의 술자리 안주거리가 되며 심심찮게 들려왔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이런 일을 많이 보아왔다는 경험자들은 '여권 세탁'을 권유했다. '여권 세탁'이란 한국 방문기간에 여권을 갱신해 오면 된다는 조언. 그런데 조금 후 그것도 통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같은 사람의 여권에 대해서는 비자 연장 기록이 전부 전산화되었기 때문에, 새 여권을 가져와도 관광비자 연장이 많은 사람들은 모두 조사 대상이 된다는 설이었다. 다른 방안으로 취미가 다이빙이라는 이유를 대라는 조언도 있었다. 어느 카지노 관련 업무자들은 모두 다이빙 혹은 낚시 등 취미를 이용해 무사통과했다는 설. 하지만 그 역시 취미를 통한 수익창출이 있었는지에 대한 조서를 2시간 이상 받으면 아주 곤혹을 치렀다는 사례에. 하루에 1~2명 씩은 강제출국 당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입국거부, 강제출국이란 소재가 단발성이 아닌 장기화 시리즈가 되어가는 조짐이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 적법한 비자를 갖추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경제활동에 임하던 일부 한인들이 이러한 상황을 마치 자신의 일처럼 근심하는 것에 맞춰 '맞춤 브로커(?)'가 등장했다는 소문도 돈다. 한국에 나가기 전, 들어올 걱정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얼마. 지금 입국하다 이민국에 잡혀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의 해결에는 얼마. 이미 추방당하고 아직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는 얼마. 등재된 블랙리스트에서 빼어내는 데는 얼마 등등. 저마다 부르는 금액도 천차만별이고, 불법적인 일인 만큼 비용을 지불한 만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도 불확실하다.
본지는 과연 입국 도중 강제추방 당하는 실태가 어떻게 되는지 조사했다. 매일 취항하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제주에어, 진에어 이상 국적기 세부사무소 지점장과 전화, 면담 인터뷰를 통해 지난 3~4월 강제출국 사례를 확인했다.
대한항공
고객 중 4월 강제출국사례는 총 4건이었다. 그중 두건은 미국인으로 필리핀 블랙리스트에 이미 등재되어 있느 상태로 입국하려다, 거부된 상황이었다. 다른 외국인으로 중국인 한 명이 무례하다는 이유로 입국거부 되었다. 한국인도 50대 남자 한 명이 포함되었다. 이민국 면담 도중, 영어소통에 곤란함과 피로감 때문이었는지 여권을 이민국 직원에게 던졌다고. 무례(Rude) 사유로 입국거부와 블랙리스트에 까지 등재되었다.
아시아나항공
고객 중 입국 거부 사례는 총 5건. 한국인 3건, 독일인 1건, 미국인 1건이 포함된다. 대상은 모두 남자였다. 이들의 입국거부 사유는 공통으로 장기체류로 관광 비자 연장을 했던 사람 중 짧은 시일 내 다시 세부 입국을 시도한 경우였다. 2시간 이상 장시간 이어지는 이민국의 개별면담 과정에서 말실수로 세부에서 경제활동을 했던 적이 있다는 뉘앙스의 꼬투리가 잡혔다. 면담 과정에서 휴대폰의 사진 등을 조회하고 이 과정에서 비자와 체류목적이 일치하지 안는다고 판명된 사례가 실제로 있었다.
한국인 뿐 아니라 독일인과 미국인의 입국거부도 비자와 체류목적의 불일치때문이었고, 이들 5건은 모두 블랙리스트에 등재되었다. 이 경우를 볼 때 적합비자 소재 여부에 대한 필리핀 이민국의 심사는 단지 한국인만이 타깃이 아닌 전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보여진다.
에어부산
3~4월 1건, 2월 1건의 입국거부 사례가 있었다. 모두 한국인 남자. 한 건은 9개월간 관광비자연장으로 세부에 거주하다가, 합법적으로 ECC까지 만들어 나간 경우로, 1주일 만에 세부에 돌아온 점이 의심을 받아 이민국 인터뷰를 당하게 되었다. 면담 중 본인이 일을 했다는 언급을 스스로 했고, 워킹비자 프로세싱 중이라고 설명했지만, 워킹비자를 받기위해 수속을 받은 흔적이나 입증할 근거를 찾을 수 없었고, 결국 강제 출국과 블랙리스트 등재가 되었다. 다른 한 건도 장기체류 후 출국했다가 3일 만에 다시 들어온 것이 문제가 되었다. 이민국 인터뷰중 거주하는 친구의 일을 조금 도왔다는 표현을 했고, '도왔다'가 '일을 했다'로 인정이 되면서 입국거부당했다.
제주항공
3월 2건 4월 1건 총 3건이 있었다. 한국인 남자였고, 연령대는 40대부터 20대 사이. 이 경우도 관광비자로 연장을 오래해오다가 한국 귀국 후 짧은 기간내에 세부 재입국을 목적으로 한 것이 타깃이 되었다.
면담 과정에서 본인의 목적지(호텔에 투숙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바우처를 소지하지 않았다), 향후 세부 체류 기간 계획 등에 대한 소명을 제대로 하지못한 부분이 빌미가 되었다. 이민국 직원이 같은 질문을 장시간에 걸쳐 여러번 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대답이 이랬다 저랬다 한 것도 문제가 되었다.
진에어
한국인 1건, 일본인 1건 총 2건의 입국 거부가 있었다. 한명은 한국인이었는데 이미 블랙리스트 등재가 되어있던 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입국을 시도하다가 거부되었다. 일본인의 경우는 과정의 면담을 거치는 동안 무례(Rude)를 사유로 입국거부 되었다.
하루에 1~2명 씩 추방된다는 소문만큼은 아니지만, 3~4월 5개 항공사의 사례로 총 15건(2월 케이스 포함 총 16건)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시간의 인터뷰 대상이 되어 곤혹을 치른 경우는 입국거부자 수의 3~4배수 이상이다.
인터뷰에 응해 준 각 항공사의 지점장들은 한 목소리의 조언을 전했다. "관광비자로 입국을 할 경우, 적어도 비자에 적합한 준비가 필요하다. 왜 오래 체류했는지, 세부에서 무엇을 할지에 대한 질문에 납득할 대답이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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