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여행 한국관광객 '이질' 감염 급증

현지 음식, 식당 이용시 유의사항에 대한 집중 홍보 필요

필리핀 세부 지역을 다녀온 후 세균성 이질 증상을 보이는 사례가 최근 다수 발생함에 따라 보건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해외유입 세균성이질 환자가 전년대비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신고 환자 중 72.2%(26명)가 필리핀 세부를 여행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해당 지역을 방문할 때 수인성・식품 매개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한다고 16일 밝혔다.

질본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세균성 이질 환자는 36명(국내 발생 7명, 해외 유입 29명)으로 전년 동기 1명 대비 급증했다. 확진환자가 19명, 의심환자가 15명, 병원체보유자가 2명이다. 특히 보건 당국이 세균성이질 신고환자 36명의 역학조사서를 확인한 결과 해외 유입 29명 중 26명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초까지 필리핀 세부지역을 여행한 후 설사, 발열, 복통 등의 증상을 보였다. 나머지 3명은 각각 베트남(2명), 인도(1명)를 여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1군 법정감염병인 세균성이질은 이질균(Shigella spp.) 감염에 의한 급성 장관 질환으로 균 감염 12시간~7일 후 발열, 구토, 복통, 수양성 또는 혈성 설사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우리나라에서는 연 100~300명 정도 발생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여행 중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올바른 손씻기, 안전한 음식 섭취, 길거리 음식 먹지 않기, 포장된 물과 음료수 마시기, 과일・채소는 먹기 전 깨끗한 물에 씻어 껍질 벗겨 먹기와 같은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또 귀국 시 공항에서 검역관에게 건강상태 질문서를 제출하고, 발열,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검역관에게 신고해 검사를 받고 결과 통보 시까지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 입국 후 발열, 설사, 복통과 같은 장관 감염 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해외여행력을 아릴고 진료를 받아야 하며, 필리핀 여행 후 발생한 설사 감염병 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에서는 지체 없이 관할 보건소로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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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식당・식음료 체험시 주의사항, 지속적 홍보 필요

2018년을 보름 남짓 보낸 요즘, 한국발 필리핀 세부 관련 화제의 반갑지 않은 주인공은 수인성 질병 '이질'이다.
세부는 한해 80만명 이상의 한국인이 방문하는 지역으로 그만큼 세부여행에 관련된 많은 자료들이 인터넷 상에서 공유되고 있다. 특히 패키지 상품 등을 이용한 그룹프로그램보다 개별적인 자유여행 붐이 불면서, 일반적인 여행상품에서 접해보기 어려운 현지 식당 체험, 길거리 음식이나 음료에 관한 정보도 넘쳐난다. 낯선 여행지에서 숨어 있는 보석을 찾듯 현지인들의 일상인 현지 맛집, 음식, 음료를 체험하고 싶다.

하지만 세부의 한국교민들은 낯선 현지음식점 탐방을 즐기거나 목이마르거나 새롭다고 길거리 음식, 음료에 선뜻 손을 대지 않는 편이다. 위생상의 리스크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이미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갖춘 규모있는 레스토랑에서 조차 서비스 워터(무료로 제공되는 물)를 입에 대지 않는다. 비단 한국교민이나 외국인인 까닭이 아니라, 세부 중상층 이상의 현지인들도 상당수 그렇다. 음료를 구입하면 자연스레 서비스되는 컵과 얼음에 대해서도 아예 입에 대지 않는 이들도 많다.

이는 세부의 현지식 식당, 음식, 음료 등이 모두 비위생적으로 관리된다는 것이 아니다. 위생적 관리가 되고 있지만 만에 하나의 상황을 항상 주의해야 하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도 그런 '조심성'이 생활화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늘도 10여편의 비행기를 통해 입국하는 한국관광객들에게 세부가 이국적이고 새로운 여행지로,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곳으로 좋은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서, 체계적인 생활 위생적 홍보와 교육도 더욱 고민할 사항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