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송이 장미꽃 속 펼쳐진 170쌍 행복 결혼식
발렌타인데이의 설레임과 달콤함을 잊은지 언 오백년은 지난 듯 하다. 친구들에게 줄 초코릿 선물을 조금이라도 더 많이 사고 싶어 안달복달하는 딸 녀석이 괜스리 얄미워 눈을 흘긴 탓일까. 이번 발렌타이데이는 태풍 속에서 평소보다 조용히 찾아왔다.
날이 흐렸던 금번 발렌타이데이 오후 3시, 1000 ROSES(요즘은 이곳은 10K Roses로 부른다)에서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10000 ROSES? 지난해 발렌타이데이 직전 문을 연 코르도바 끝자락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 겸 카페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로맨틱 센세이션!
이곳을 찾아와 흰 장미들 사이에서 인증샷을 찍고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리며 몰려드는 사람들의 행렬이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단지 세부 내에서의 인기가 아니었다. 필리핀 전역에 10K Roses를 방문하기 위해 세부를 찾아왔을 정도. 두테르테 대통령도 국민들 사이에 뜨거운 사랑을 받던 이곳을 다녀갔다. 초창기의 폭발적인 관심은 수그러들었지만 지금도 세부를 검색하면 곡 방문해야할 로맨틱 장소로, 세부 로맨틱 심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1주년을 맞이했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170명 신부들이 1만송이 장미 사이를 걸어 나온다. 코르도사 시와 Pag Ibig(정부 운영 서민층 주택마련 금융 프로그램)이 주최하는 무료합동결혼식이 열렸다.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던 서민층에게 합동 결혼식을 선사하는 이 이벤트는 Pag Ibig에서 매년 발렌타인데이에 펼치고 있는데 올해 결혼식의 장소로 10K Roses가 선정되었고, 코르도바시가 힘을 보탰다. 아름답고 감동적인 발렌타인데이 풍광.
"감동을 파는 공간을 구상했습니다. 이곳이 빈터일 때 바로 여기서 바다로 내리는 노을을 바라보고, 그 너머 세부시의 불빛들이 흐드러지는 광경에 저 자신이 감동했으니까요. '감동'과 '추억' 그리고 '행복'과 '로맨스'의 공간으로 가꾸겠습니다." 조아승 대표가 10K Roses의 첫 문을 열 때 진지하게 임했던 인터뷰가 다시금 생각났다.
■ 10K Roses 032-496-7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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