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탄국제공항 심야 시간대 입국수속 “해도해도 너무해”

막탄국제공항 심야 시간대 입국수속 “해도해도 너무해”

한국발 항공기 입국객 입국수속 2시간 걸려 …

최근 ‘막탄국제공항을 통해 심야 및 새벽 시간대 입국하는 한국 국적기의 탑승객 입국수속 시간이 평균 1시간 30분’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나온다.

지난 일요일에는 세부 교민 대다수로 구성된 인원 3000명이 함께하는 카카오톡 단체방에 항의 글이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혹시 이 단체방에 영사님 계시면 부탁드립니다. 많이 망설이다 답답해서 올려봅니다. 세부에 밤이면 여러 대의 한국발 비행기가 한꺼번에 도착하는데 평균 여행객들 이미그레이션 대기 시간이 한시간반 정도 걸립니다. 이른새벽 모두 지쳐 세부 오는게 겁날 지경입니다. 우리국민들이 여기 와서 쓰는 돈이 얼만데 너무 한국인들을 홀대하는 건 아닌지 안통하더라도 말이라도 해봐야 되지 않을까요? 정말 선진국에서는 한국민들을 우선 통과시키고 있는 실정인데 오직 필리핀만 이런 대우를 받는 게 정말 억울해서 글 올려봅니다.”

물론 주세부분관이 필리핀 이민국에서 담당하는 입국심사에 대해 어떠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자국민의 편의를 위한 제안을 하기에도 이 문제가 상시적 불편이 아니기 때문에 외교적 차원의 접근도 조심스러울 것이라 짐작한다.

하지만 ‘오죽하면’ 불특정 대상 3,000명이 활동하는 단체 SNS를 통해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는 글을 올렸을지 충분히 공감하고도 남는다.

지난주 입국객들이 2시간 이상 입국심사를 받기위해 대기했다는 불만이 최고조를 찍은데 이어, 현재(10월 27일 현재)는 입국객들이 예상보다 수월하게 이미그레이션 심사대를 통과했다는 정보가 <세부 100배 즐기기> 등 세부여행정보카페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고질적인 세부 입국 대기시간에 대한 정보가 공유되면서 세부를 방문했던 한국인들 사이에는 다양한 불평과 혹은 입국수속 시간을 줄이기 위한 ‘웃지못할’ 팁들이 공유되기도 한다.

“항공기에서 내리는 순간 가장 달리기 잘하는 한 사람이 먼저 뛰어가 줄을 서야합니다. 나머지 일행들이 짐을 가지고 뒤따라오세요. 그래야 10분이라도 빨리 나갈 수 있어요.”, “뛰어가봤지만, 이미 수속장 앞에 줄을 나래비 서있습니다. 그냥 포기하고 대신 노약자 동반하신 분들은 앉아서 기다릴 수 있도록 돗자리 같은 거 준비해 오세요. 일행이 다 서있을 필요는 없어요.”, “세부 여행 또 가고 싶지만, 공항 입국 심사 넘 힘들어서 안갈래요~~ 나중에 빨라지면 알려주세요.”, “미취학 아동이 있는 분들은 승무원들 다니는 통로 쪽으로 줄 서보세요. 승무원들 뒤로 서야 안전해요. 모르고 줄선 것처럼. 애들이 함께 있어서 빨리 통과하는 걸 봤어요.”

세부에 취항하는 한국 국적기 관계자는 이와 같은 심야시간 대 특히 한국국적 항공기의 입국수속의 정체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2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막탄국제공항이 취항 항공기의 증가를 통한 공항 수익 증대를 위해, 도착 여객기의 시간간격을 조절해 입국객의 편의고려 보다는 우선 취항을 요청하는 항공기의 취항 허가에 급급한 상황이다. 때문에 새벽에 도착한 여객의 밀집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이미그레이션의 내부의 인력 문제다. 입국심사는 숙련이 필요한 업무로 단기적 인력 충원으로 심야 인력을 배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한다.

“이미 한국에서는 세부 입국수속이 오래 걸린다는 정보가 교환되는 것 같습니다. 입국객들이 돗자리를 준비해 오세요. 새벽 2시 입국객들은 돗자리를 깔아 놓고 앉아 피곤한 얼굴로 한 두 시간 이상을 기다리고 있는데 입국심사대 앞을 보면 14개의 심사대 중 절반 이하인 7개~4개의 심사대만 오픈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줄 서 계신 여객들을 보고 있으면 공항에서 일하는 제가 더 민망한 마음입니다. 참 답답하죠. 게다가 4개의 데스크에서 입국심사를 하는 이민국 직원들도 심야시간 업무체증에 얼굴이 굳어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항공사 관계자는 이어서 “주세부분관이나 주필대사관에서 세부입국시의 정체현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현지 관계부처와 적극적 소통에 나서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필리핀 세부의 입국수속은 물론 필리핀 정부의 고유 권한인 까닭에 우리 공관의 직접적 관여는 어렵다.

하지만 세부를 방문하는 대략 1백만 명 남짓한 한국인이 세부를 방문할 때 찾아보는 키워드가 세부의 아름다움과 친절함보다 ‘입국심사’, ‘입국수속 얼마나 걸려요‘란 걱정이 앞선다는 것을 세부 정부 관계부처와 막탄국제공항 관계자들에 전하고 함께 개선책을 고민하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기대해본다.

10월에서 11월 중순까지는 한국관광객들의 세부 유입 비수기다. 앞으로 다가올 성수기 시즌, 막탄국제공항에 도착한 한국인들이 수월히 웃으며 세부에 들어설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