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묘지에 기대 사는 극빈곤층 300 가구에 사랑의 손길 전해
지난 달 21일 오전 11시 세부한인여성회(회장 양성애)는 세부시티 세부 중국인 공동묘지(CEBU CHINESE CEMETERY)에서 거주하는 빈민층 250여 가구를 대상으로 '나눔, 사랑, 봉사'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가졌다.
세부한인여성회는 매년 연말 '나눔, 사랑, 봉사'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2018년 시티오 루톤다 지역에 이어 2019년은 세부시티 차이니스 묘지를 봉사 장소로 선택했다.
세부시티 중국인 공동묘지로 널리 알려진 이곳은 세부시의 대표적인 극빈곤층 거주지역이다.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공동묘지이다. 중국인들은 부모나 조상의 무덤을 집같이 꾸미던 특징이 있다. 때문에 묘지에는 관 주변으로 햇빛과 비가 들지 않도록 건물 같은 구조물을 세웠다. 이렇게 남겨진 묘지의 구조물들은 살아있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터가 되었다. 집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비를 가릴 지붕과 추위를 피할 벽이었다. 그 속에 중앙을 차지하는 관이나 묘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제 기능을 잃은 세부 중국인 공동묘지에는 벌써 수십년째 산사람과 죽은 사람의 동거가 계속되고 있다.
이곳은 시부한인교회가 매주 토요일 주기적으로 자선 급식 봉사를 진행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매주 시부한인교회 한국인들이 찾아와 건네는 따뜻한 닭죽과 빵 한 덩어리가 소중했던 묘지의 빈민들에게 세부한인여성회의 풍성한 방문은 신나는 크리스마스 파티이자 행복한 새해 맞이의 시간이었다.
빨강 벽돌색 여성회 단체 셔츠를 맞춰 입은 여성회원들은 아침부터 땀을 뻘뻘 흘리며 쌀이며 과자, 세제 등 생필품으로 한 봉지 가득 채운 선물꾸러미 250여 개와 300인 분의 식사를 묘지 중앙 광장에 쌓아올렸다. 또한 시부한인교회의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해, 이른 아침부터 선물받을 생각이 신이 난 묘지 거주 아이들과 가족들의 질서를 유지하고, 세부한인여성회가 마련한 뜻깊은 선물들이 한 집 한 집 공평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분배를 도왔다.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을 닦을 새도 없이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선물봉지와 식사를 건네는 여성회 회원들의 미소와, 무거운 선물보따리를 움켜쥐고 해맑게 웃는 아이들의 행복한 얼굴이 가득한 묘지의 풍경이 아름다웠다.
양성애 회장은 "오늘 봉사는 세부한인여성회의 한해를 정리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입니다. 올해도 온 몸으로 여성회의 모든 활동과 봉사를 기꺼이 즐겨(?) 주신 여성회 회원 여러분께 특히 감사드리고, 세부여성회의 활동을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라고 소감을 전하고 이어 "세부한인여성회는 모든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순수하게 참여해,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세부에 전하기 위해 봉사하고, 한국 어머니의 자애로운 사랑과 나눔을 어려운 세부의 이웃들에게 실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세부에 계신 많은 여성교민들께서 세부한인여성회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더욱 많은 분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바람을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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