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한인성당 사랑나눔 바자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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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탕 펼쳐진 맛과 인심, 나눔의 장터

세부한인성당 '사랑나눔 바자회' 현장

마침 날을 맞춰 찾아간 장날 시장을 떠올려보자. 무엇이 가장 강렬한 인상일까? 붉고 푸르고, 희고, 꽃분홍색... 형형색색 바닥에 쫙 펼쳐놓은 옷가지들이다. 청소기부터, 세간까지 범위를 가늠하기 어려운 중고장터는 뭔가 보물 하나를 건질 것 같은 예감에 곁눈으로 세심히 힐끔거리게 된다. 가만 가장 중요한 것을 놓쳤다. 구수하게 퍼지는 국수국물 우리는 냄새, 넉넉한 기름에 지글지글 익어가는 빈대떡, 말랑말랑 쫀쫀한 도토리묵 무치는 고소한 참기름 냄새, 어느 시장에서나 빼놓을 수 없는 떡볶기와 어묵탕 쪼는 냄새. 그냄새들 입 안에 침이 흥건히 고이게 하는 그 먹거리의 향연과 한국 장날의 복작복작 사람 내음 그득한 그 장터가 세부 하늘아래 펼쳐졌다.

지난 2일 일요일 산칼로스 신학대학 운동장에서 세부한인성당이 개최한 '사랑나눔 바자회'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펼쳐졌다. 사랑나눔 바자회'는 세부한인 성당이 개최하는 연례 바자회로 이번으로 5회를 맞이했다. 이 바자회의 수익은 세부에 한인 천주교회를 건립하기 위한 기금으로 적립된다.

먹거리로 냉면, 잔치국수, 돈까스, 녹두전, 순대, 떡볶기, 오뎅, 바비큐, 묵무침, 식혜, 수정과, 김밥 등이 준비되었다. 이 음식들은 교회 신자들이 직접 집에서 준비한 재료와 솜씨로 준비된 것으로 밖에서 사먹는 것 같이 전문적이지는 않았지만, 이웃집 손님상을 맞는 듯한 정겹고 숙련된 주부의 손맛이 그득했다.

판매된 물건들도 직접 만든 청국장, 파인애플 식초, 양파잼, 천연비누, 직접 코바느질 한 수세미, 수제 선 스프레이, 모기퇴치제 등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이 가득했다.

중고장터는 집에서 소용이 덜한 물건들을 기증받아 판매하는 자리였는데, 좀더 예쁘고 싼 물건을 고르려는 현지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세부에서 만나기 귀한 대각미역, 각종 건어물, 마른 나물, 문구, 완구, 가톨릭 성물등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되어 교민들의 즐거운 과소비(?)를 부추겼다.

세부한인성당의 관계자는 "종교의 다름을 떠나 마을잔치처럼 여겨주시고 많이 찾아주신 모든 교민들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인사와 함께, "우리 세부한인성당이나 다른 교회 단체가 개최하는 바자회를 비롯해, 교민들이 한번씩 이렇게 만나고, 함께 먹으며 즐길 수 있는 장터같은 공간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