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국 3월부터 '외국인 체류 비자 불시 단속' 통보
불법 근로 단속이 주목적, 체류 목적에 맞는 비자 취득 필요
이민국과 BIR의 단속 움직임에 연초부터 한인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와 각 지자체가 매번 각종 선거를 앞두고 세수확보(?)를 위한 이민국과 BIR의 단속을 강화해 오던 것이 연례행사로 여겨지지만, 올해의 움직임은 여느 해에 비해 심상치 않다는 것이 관련 소식통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민국은 지난 2월 말, 막탄 지역의 한인 여행사, 다이빙 샵 등을 방문해, 3월부터 실시될 비자 단속에 대해 안내하고, 체류 목적에 맞는 적법 비자 취득에 대한 계도활동을 펼쳤다.
미리 고지되지 않고 갑자기 진행된 이민국의 계도활동에 막탄지역 교민 사회는 단발적 쇼크에 빠졌다. 더욱이 한국인 협력원이 이민국 직원과 함께 여러 업체를 방문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그 파장은 더욱 컸다.
확인 결과에 따르면 이민국이 막탄지역을 중심으로 3월부터의 체류비자 적법성 단속 실시 예고차 일부 여행사와 다이빙 업체 위주로 한국인이 운영하는 업체들을 방문한 사항은 사실이었다. 또한 3월부터 한국업체를 비롯한 외국인이 경영하는 업체에 대한 대대적 단속이 실시될 것이다.
이민국의 체류비자 단속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있는 '한국인 협력원'도 실제로 활동하고 있었다. 단지 이민국이 협조(?)를 요청한 '협력원'이 한국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일본인과 중국인인 '협력원'도 위촉되었으며 각국적인이 운영하는 업체들을 함께 순방하며 비자 적법화에 대한 계도를 진행 중이라 알려졌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필리핀 각 지자체들의 입장에서 합법적인 세수증대의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진단된다.
본지에서는 이민국 한국인 협력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모씨를 만나 이민국의 일정과 협력원의 역할에 대한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 어떠한 계기로 이민국의 한국인 협력원이 되셨나요?
A : 평소 이민국 근무자 중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이민국에서 외국인 체류비자 단속을 시작하기 앞서, 세부에 많이 거주하는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각국의 협력원 제도를 운영하기로 결정되고 나서, 이민국 친구들이 저를 '한국인 협력원'으로 추천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Q : 이민국 협력원으로써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A : 막탄과 세부 지역의 업체들을 방문해, 한국인 직원들이 적법한 비자를 갖춰야 한다는 계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3월부터 단속이 시작되니 그전에 적법 비자 취득 과정에 들어가야 한다 등의 내용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Q : 한국업체들의 입장에서 많이 당황하고 있습니다. 단속에 대한 계도가 이루어진 게 2월 중순 이후인데 시간적으로 적법 비자를 준비하기에 너무 촉박하다는 거죠. 사실 모든 서류를 갖추고 정식 프로세싱에 들어가도 9G 비자를 취득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리지 않습니까.
A : 그렇죠.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2월 중순 이후 계도가 시작된 것과 3월부터 비자 단속이 실시되는 과정에서 이민국 측은 저나 다른 협력원의 의견을 묻거나, 저희의 의견이 이민국의 일정에 반영된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만든 일정을 자국인들에게 전달하는 것만이 저희의 업무입니다. 덧붙이자면 지금까지는 체류형태에 적법한 비자를 갖추고 있지 않았다면, 우선 지금이라도 이민국에 가서 본인의 체류에 맞는 비자 프로세싱에 들어가라는 취지로 이해됩니다. 본인의 상태에 맞게 9G나 SWP(Special Working Permit) 등등의 비자나 근무 합법화 과정을 시작하라는 뜻이겠죠. 당연히 이민국에서도 자신들이 발급하는 비자가 나오는 기간이 얼마나 소요되는지 알고 있다고 봅니다.
Q : 협력원께서도 지금 말씀하신 적법비자 취득과정에 필요한 업무를 도와주거나 대행하고 계십니까?
A : 그렇지 않습니다. 솔직히 제가 이민국의 렵력원으로 다닌다고 알려지면서, 저를 알고 계시는 많은 분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대부분 '왜 그런 일을 하지?' 하는 우려의 목소리와 '그 일을 통해 어떤 이익을 취하려 할까?' 등의 곱지 않은 시선들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민국 직원들과 함께 비자 단속에 대한 계도를 할 뿐이지, 비자 취득 과정은 여러분들이 저마다 알고 계시는 대행 사무실을 이용하시거나, 혹 가능하신 분은 스스로 처리하시면 됩니다.
Q : 협력원 업무는 언제까지 진행됩니까?
A : 이민국에서 말하기는 단속이 끝나는 시점까지 도와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은 2월 말 계도기간까지 협력한 이후 손을 뗄 예정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당국에선 세수 증대를 위해 단속을 해야만 하고, 미처 적법한 준비를 마치지 못한 한인 업체들은 이번 소나기를 잘 피해가길 바라지 않겠습니까? 그 사이에서 절충은 한 개인이 풀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제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갈등과 오해를 받기 십상일 것입니다. 좋은 마음으로 '이민국 협력원'이 되었지만, 저를 아시는 분들이 대부분 지금의 제 포지션을 걱정해 주고 계신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A : 필리핀의 이민국의 고질적인 문제, 근무하는 회사의 문제 등등 여러 가지 여건상 세부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모든 교민들이 적법한 비자를 갖추는 것이 어렵겠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 적법한 체류자격을 갖추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부 불법적인 경제활동에 임하고 있는 한국분들이 지금껏 노출되어 오면서 '한국인 중에는 불법 체류자가 많다'는 이민국측의 부정적인 선입견을 사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민국의 협력원으로 활동하는 부분도, 너무 우려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얼마전 부터는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이민국과의 회의나 미팅이 있을 때 체류비자 문제에 가장 주목하고 있는 여행사협회(KOTAA)측 구성원과 동행해 회의에 착석하는 등 불편한 오해를 살 행동을 스스로도 조심하고 방지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정치적 상황에 따른 비합리적인 움직임이라 하더라도, 이민국의 체류비자 단속은 실시되고 있다.
필리핀에 장기체류 중인 교민들 사이에서는 "이민국의 비자 단속이 '소나기'라면, 앞으로 BIR이 실시할 세무조사는 '태풍'일 것"이란 웃지못할 농담도 나오고 있다. 3월 시작될 '체류비자 단속'과 4월 시작될 'BIR 미등록업체 적발 및 세무조사'가 교민사회에 한바탕 소용돌이를 일으킬 전망이다.
현재의 상황을 두고 선거철을 앞두고 고질적으로 지겹게 반복되는 상황에 짜증과 불만을 토로하는 교민들을 많이 만났다. 반면에 합법적인 절차를 갖춘 이들 중에는 이러한 정화작용이 있어야 합법적인 업체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는 목소리를 조심스레 내기도 했다.
필리핀의 시스템이 불합리하고, 피치 못할 사정이야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타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입장에서 불편과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적법한 철차와 체류자격을 스스로 점검하고 갖추는 것이 스스로의 안위를 키지는 일이며 나아가 이곳에 진입할 다음 세대 한국인들을 위한 터전 마련임을 진중히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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