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여행기⑱ : 레이테(Leyte)를 가다

대형사고로 이름난 척박한 지역 레이테

레이테 섬은 필리핀에서 8번째로 큰 섬이고 비사야 제도 동쪽 끝에 위치해 있다. 서쪽으로는 세부 섬이 남쪽으로는 민다나오 섬으로 연결되는데 남북 종단 길이는 약 180킬로, 동서로는 약 65킬로 크기의 길쭉한 섬이다.

이곳에서 필자는 삶과 사역의 중심무대로 10년째 살아오고 있다. 이 레이테 주에 부쳐진 여러 가지 닉네밍이 있는데 모두가 비극의 참사로 인한 탓인 바, '비극의 지역', '죽음의 도시'라고도 불리고 있다.

필자는 지난, 2013년 11월 8일 대형 태풍 '하이옌'이 '사말섬'과 '타클로반'을 덮쳤을 때도 그 현장에 있었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크고 작은 사고를 목격하면서 이들의 복구 현장의 작은 도우미로서도 이곳을 떠나지 못한 한국 사람이기도하다.

이번의 여행기편에서는 필리핀의 아름다운 여행지의 정취를 전하기 보다, 자연재해로 인한 척박한 지역에서 더욱 가슴 아팠던 사고 이야기를 통해 레이테의 사정을 전하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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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테에서 가장 큰 사고는 무엇보다 1987년 12월 레이테 '사말'을 출발 마닐라로 가던 '도나 파즈호'가 유조선과 충돌하여 4,34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상 최악의 참사의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그 뒤 2006년도 2월 17일, 레이테 세인트 버나드(Saint Bernard)지역 구인 사우곤(Guin Sauon)마을 일대를 덮친 대규모 산사태가 일어났다.

이날 아침 9시에서 10사이 작은 강도(2.6) 지진이 있었고 2주 연속 내린 집중호우 끝에 산자락 끝에 초등학교에서 공부하던 학생 245명과 선생님 7명이 매몰되어 53명만 구조되고 모두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고 인근 마을까지 합치면 약 2,000명 이상의 무고한 생명이 사라진 사고 기록으로 남았다.

그 뒤 7년 후, 필자가 직접 경함 한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2013년 11월 8일 아침 6시부터 오후 1시까지 레이테 북구 '사말'섬과 중부 '타클로반'을 덮쳤다. 이미 너무 끔찍하고 상상을 초월하는 초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여 미처 마르지 않는 눈물을 거듭 삼키기에도 부족한 사고가 연달아 일어났다. 얼마나 태풍이 강력했던지 지나가는 8톤 차량이 전복되는게 다반사였고 작은 헬기를 비롯 길가의 전본대는 썩은 고목처럼 넘어져서 모든 길과 통로를 마비시켰다.

특비 피해가 컸던 '타클로반' 지역은 많은 사람들이 비와 태풍 피해를 잠시라도 피하기 위해 바닷가 옆 '슈퍼 돔'으로 피해 있다가, 순간적으로 일어난 쓰나미 현상의 바닷물이 범람하여 수 천 명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고 정확한 인명피해 집계가 불가능한 가운데 잠정적으로 약 15,000여명의 사망, 실종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필자는 위의 사건사고를 정리해보면서 알 수 있었던 것은 물론 근본 원인은 자연재해이지만 간접적인 원인 또한 인위적인 원인을 간과할 수 없었다. 이 나라 사람들이 대체로 안전에 대한 불감증이 다소 있는 것 같다. 선박 사고의 경우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할 세밀한 사전 체크가 부족했고, 산사태 사고의 경우, 무차별한 광산 채취로 인해 붕괴 사고로 이어질 요소가 충분했다. 또한 초대형 태풍 '하이옌'의 경우 자연 재해에 대비한 피해를 최소화할 매뉴얼이 너무나 빈약했다. 왜 그런 상황에 수많은 이재민을 바닷가 바로 옆 '슈퍼 돔'으로 대피하도록 방송을 했단 말인가?

이 사고 이후, 한국정부에서는 급히 합동군 1개 대대급 규모(아라우 부대)를 긴급 파병하여 약 1년 동안 전쟁터보다 더 황폐되고 파괴된 도시 '타클로반' 시의 복구를 지원하였다. 필자도 이 기간 아라우부대를 도와가면서 일년간을 '타클로반'에 머물며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며 작은 구슬땀을 힐린 귀한 시간들이 있었다.

필자는 생각 한다. 왜 '레이테' 지역에 이렇게 크고 작은 사고가 끊어지지 않는가? 일 년에도 열두 번 더 이 지역을 지나가는 태풍, 잦은 선박사고, 산사태, 질병, 이 끊어지지 않는 참담함이 널부러진 이곳에 살면서 나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자연 재해 앞에 인간은 참으로 연략한 존재임을 깨달았다.

물론 이 지역이 이런 피해를 입은 이유 한 가지 중에는 섬 동쪽으로는 아무런 방패막이 없는 '망망대해' 태평양만 존재하는 까닭이다. 비빌 언덕, 기댈 언억이 바다 위 서에게도 필요한 게다. 그래서 우리 인간도 누군가가 나의 방패가 되고 보호해 줄 이가 곁에 있어야 함을 생각하게 한다.

글 : 등필(이윤주)
1989년 '현대시학' 등단시인 자유여행가 현 A.O.G 필리핀 비사야지역담당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