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품은 세계 문화 유산 5

7,000여개의 섬들이 어머니의 품같은 남태평양의 바다 위에 보석 같이 흩뿌려져 있다. 코발트빛 바다와 열대의 숲이 가득한 축복의 땅 필리핀,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아마도 필리핀은 그가 아끼며 두고두고 꺼내보고자 욕심을 낸 특별한 애착이 아니었을까? 천혜의 자연을 기반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필리핀 5대 세계문화유산을 살펴본다.


바로크 양식 교회 (Barogue Churches of the Philipp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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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마닐라, 산타마리아 파오아이 등에 위치한 바로크 풍의 교회들은 16세기말 스페인인들에 의해 건립되었으며 중국과 필리핀 공예가들에 의해 재해석된 유럽바로크 스타일의 융합을 보여준다.
1993년 마닐라의 산 어거스틴 교회(Church of San Agustin in Manila), 누에스트라 세노라 드 라 아순시온(Church of Nuesta Senora de la Asuncion), 피오아이의 산 어거스틴 교회(Church of San Agustin Paoay), 산토 토마스 데 빌라누예바(Church of Santo Tomas de Villanueva)의 네 개 교회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다.


계단식 벼 경작지, 코르디레라스 (Cordille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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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으로 익어가는 논밭의 곡식들, 가지마다 팀스럽게 열린 열매들, 보는 이의 마음을 넉넉하게 하는 풍광. 필리핀의 코르디레라스는 언제나 이렇게 풍요로운 정경으로 기억된다.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300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코르디레라스의 이푸가오 주는 이푸가오족 사람들이 무려 2천년 동안이나 계단식 벼농사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곳이다. 산등성이를 따라 치마 주름처럼 펼쳐진 다랑이 논과 그 안에 아늑하게 감싸듯이 자리한 소박한 농가의 풍경은 수세대를 걸쳐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면서 공생해 온 결과물이다.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 계단식 논은 독특한 경관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지만 오히려 그런 관심과 유명세가 다랑이 논을 훼손시키기에 이르렀고, 급기야 2001년 '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등재, 현재 이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코르디레라스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외에도 세계 8대 불가사리에 속해 있을 만큼 그 가치가 매우 크다.


바푸에스토 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 (Puerto princesa Subterranean River Nationa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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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 프린세사 지하강 국립공원은 휴양지로 유명한 팔라완섬 북부 해안에 있는 세인트폴산맥 내에 위치한다. 이곳은 1971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9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공원의 90% 이상이 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지하강은 세인트폴 동굴이라고도 부르며 길이가 8km나 된다. 동굴 내에는 대형 종유석과 석순이 많으며 곳곳에 대형 광장이 펼쳐져 있어, 큰 광장의 경우 폭 120m, 높이 60m에 달한다. 강은 세인트폴산의 남서쪽 2km쯤에서 발원하여 지하로 숨었다가 세인트폴만에서 다시 나타난다. 각종 습생식물의 보고이며 저지대를 벗어나면 초원이 펼쳐지는 사바나가 이어지고, 산쪽으로는 열대밀림이 펼쳐진다.
해안가에는 맹그로브 숲이 펼쳐져 있고, 바다 쪽에는 산호초로 이루어진 사구가 많으며 동물도 매우 다양한 분포를 보여준다.


비간 역사도시 (Historic Town Vig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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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속 작은 유럽으로 알려진 비간은 스페인 건축 양식이 남아있는 명소다. 기록으로 남아있는 필리핀의 역사는 1521년 세부에 마젤란이 상륙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스페인의 지배를 약 400년 동안 받아오면서 스페인 건축양식 등 많은 문화들이 자연스럽게 필리핀으로 유입됐다. 그 중에서도 비간은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곳으로 손꼽힌다.
이러한 이유로 비간은 '헤리티지 빌리지(Heritage Village)'라는 이름으로 필리핀에서 유일하게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선정됐다. 비간은 스페인을 가지 않고도 스페인의 아름다운 도시 계획 문화를 볼 수 있는 장소다.
비간의 메스티조 구역에 위차한 칼레 크리솔로고에 도착하면, 과거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다. 도로는 자갈로 포장되어 있다. 그 중에도 비간 중심부의 '크리솔로고 거리(Mena Crisologo St.)'는 스페인 식민지 시대의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 (Tubbataha Reefs Natura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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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라완에 위치한 투바타하 산호초 자연공원은 북쪽 산호초와 남쪽 산호초를 포함해 그 면적이 약 130,028ha에 이른다. 이곳은 매우 독특한 환초의 군락지로서 해양생물 종의 밀도가 매우 높으며, 특히 북섬은 조류와 해양 거북의 번식지 역할을 하고 있다. 100m 깊이의 웅장한 수직 벽, 광대한 석호, 2개의 산호섬을 거느린 이 유산은 오염되지 않은 산호초의 훌륭한 보고이다. 현재에도 진행 중인 산호초 생성의 과정을 보여 주면서 산호초 생태계에 의존해서 살아가는 많은 해양종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뱀상어나 귀상어등 먹이 피라미드의 제일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포식자가 서식한다는 사실은 이 유산 지역이 생태학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 있음을 반증한다. 국제적인 멸종위기 바다 생물을 위한 중요한 서식처인데 푸른바다거북과 대모거북의 중요한 산란지이자 휴식처이며, 이들이 새끼시절을 보내는 안식처이다.